
위스키 초보 기초 용어 정리
위스키 초보 기초 용어 정리
위스키바에 처음 가면 메뉴판부터 막힌다.
니트가 뭔지, 싱글몰트랑 블렌디드가 뭐가 다른지, 피트향은 또 뭔지. 옆 테이블에서는 “피니시가 길다”느니 “노즈가 좋다”느니 하는 말이 들려오는데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초 용어를 쉽게 풀어서 정리했다. 이것만 알면 위스키바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마시는 방법부터 알자 — 주문할 때 바로 쓰는 용어
위스키바에 앉으면 바텐더가 “어떻게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이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마시는 방식 용어를 먼저 알아둬야 한다.
니트 (Neat) 얼음도 없고 물도 없이 위스키 원액 그대로 마시는 방식이다. 위스키 본연의 향과 맛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도수가 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위스키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보통 상온에서 제공되며 잔을 손으로 감싸면 체온으로 향이 더 잘 올라온다.
온더록 (On the Rocks) 잔에 얼음을 넣고 위스키를 따르는 방식이다. 차갑게 마실 수 있고 얼음이 천천히 녹으면서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 편해진다. 위스키 입문자에게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기도 하다. 단, 얼음이 많이 녹으면 맛이 희석되므로 너무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하이볼 (Highball) 위스키에 탄산수나 소다를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도수가 확 낮아지고 탄산 덕분에 가볍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 요즘 가장 대중적인 위스키 음용 방식이 됐다. 편의점 캔 하이볼도 이 방식을 RTD로 만든 것이다. 처음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권하기 좋은 방식이기도 하다.
워터드롭 (Water Drop) 위스키에 물 몇 방울만 떨어뜨리는 것이다. 알코올이 살짝 희석되면서 오히려 숨어있던 향이 더 잘 올라오는 효과가 있다. 고급 싱글몰트를 마실 때 자주 쓰는 방식으로, 와인으로 치면 디캔팅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더블 (Double) 기본 1온스(약 30ml) 대신 2온스(약 60ml)를 따르는 것이다. 단순히 양이 두 배라는 뜻이다. 바에서 “더블로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위스키 종류 — 싱글몰트랑 블렌디드가 뭐가 다른 거야?
위스키 메뉴판을 보면 싱글몰트, 블렌디드, 버번, 스카치 같은 단어들이 나온다. 이게 뭔지 알면 주문할 때 훨씬 수월해진다.
싱글몰트 (Single Malt) 한 개의 증류소에서 만든 맥아(보리)만 사용한 위스키다. ‘싱글’은 단일 증류소, ‘몰트’는 맥아를 뜻한다. 증류소마다 고유한 개성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위스키 마니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카테고리다. 맥캘란, 글렌피딕, 라프로익, 아드벡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대는 블렌디드보다 높은 편이다.
블렌디드 (Blended) 여러 증류소의 위스키 원액을 섞어서 만든 것이다. 다양한 원액을 블렌딩해 맛의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부드럽고 대중적인 맛이 특징이다. 조니워커, 발렌타인, 시바스리갈, 로얄살루트가 대표적이며 접대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카테고리다. 입문자에게 가장 친숙한 위스키이기도 하다.
스카치 (Scotch)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된 위스키를 통칭하는 말이다. 법적으로 최소 3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스카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위스키의 기준이자 원조로 불리며 싱글몰트와 블렌디드 모두 스코틀랜드산이면 스카치에 해당한다.
버번 (Bourbon) 미국에서 생산된 위스키다. 옥수수를 51% 이상 사용하고 새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닐라와 캐러멜 향이 강하고 달콤한 편이라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짐빔, 메이커스마크, 잭다니엘이 대표적이다. 하이볼로 만들어 마시기에도 좋다.
라이 (Rye) 호밀을 주원료로 사용한 위스키다. 버번보다 스파이시하고 드라이한 맛이 특징이다. 칵테일 베이스로 많이 쓰이며 최근 국내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재패니즈 위스키 (Japanese Whisky) 일본에서 생산된 위스키로 스카치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일본 특유의 섬세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야마자키, 히비키, 닛카가 대표적이며 국내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다. 구하기 어려운 희귀 제품이 많아 가격이 치솟은 경우도 있다.
생산 관련 용어 — 레이블에 적힌 숫자가 뭘 의미하는지
위스키 병에 적힌 숫자나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알면 고를 때 훨씬 편해진다.
숙성 연도 (Age Statement) 병에 적힌 12년, 18년, 21년 같은 숫자는 최소 숙성 기간을 뜻한다. 오크통에서 그 기간 이상 숙성된 원액만 사용했다는 의미다. 숫자가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깊고 복잡한 맛이 난다. 다만 숫자가 전부는 아니며 NAS 제품 중에도 훌륭한 것들이 많다.
NAS (No Age Statement) 숙성 연도를 표기하지 않은 위스키다. 연도 대신 맛의 완성도에 집중한 제품으로, 숫자가 없다고 해서 품질이 낮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스터 블렌더의 역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카테고리다.
캐스크 (Cask)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이다. 어떤 통을 쓰느냐에 따라 위스키 맛이 크게 달라진다.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하면 건과일, 초콜릿, 달콤한 향이 더해지고,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하면 바닐라와 꿀 향이 강해진다. 제품 설명에 ‘Sherry Cask’, ‘Double Cask’ 같은 표현이 있으면 어떤 통에서 숙성됐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증류소 (Distillery) 위스키를 만드는 곳이다. 같은 스코틀랜드 위스키라도 증류소마다 물, 기후, 제조 방식이 달라 맛이 전혀 다르게 나온다. 싱글몰트를 고를 때 증류소 이름을 기억해두면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찾기 훨씬 수월해진다.
맛과 향 표현 — 위스키 대화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말
위스키를 마시면서 “맛있다, 독하다” 말고 좀 더 있어 보이게 표현하고 싶다면 이 용어들을 알아두면 된다.
노즈 (Nose) 마시기 전에 잔을 코에 가져다 대고 맡는 향 전체를 말한다. “노즈가 좋다”는 건 향이 풍부하고 좋다는 뜻이다. 위스키는 마시기 전 향을 먼저 음미하는 것이 정석이다.
팔레트 (Palate)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이다. 한 모금 머금고 혀 전체로 굴리면서 느끼는 맛의 총체를 말한다. 노즈→팔레트→피니시 순서로 위스키를 표현하는 것이 기본이다.
피니시 (Finish) 위스키를 삼킨 후 입안에 남는 여운이다. 여운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리고 복잡한 향미가 남을수록 고급으로 평가한다. “피니시가 길다”는 말은 그 여운이 오래간다는 뜻이다.
피트 (Peat) 스코틀랜드 습지에서 나오는 이탄(泥炭)을 태워 보리를 건조할 때 생기는 연기향이다. 훈제향, 흙냄새, 약품 냄새처럼 강렬하고 독특한 향이 난다.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지만 위스키 마니아들이 특히 즐기는 스타일이다. 라프로익, 아드벡, 보모어 같은 아이라 지역 위스키가 피트향으로 유명하다.
위스키는 정답이 없다
위스키 용어를 알았다고 해서 무조건 비싸고 복잡한 것을 마실 필요는 없다.
처음엔 블렌디드 위스키를 하이볼이나 온더록으로 편하게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싱글몰트를 니트나 워터드롭으로 천천히 탐색해나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입문 코스다.
결국 위스키는 내 입에 맞는 걸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다.
오늘 정리한 용어들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음번 위스키바 방문에서 한 번 써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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